
《시간을 파는 가게》 3장. 대가를 묻는 자책자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그는 한 장, 또 한 장을 넘겼다.수많은 기억들이 흘러갔다.그 중 일부는 지우고 싶을 만큼 쓰라렸고,어떤 건 너무 평범해서 지나쳤다.하지만—그 아이와의 기억만은 손끝이 멈췄다.동네 끝 골목, 어색한 첫 만남.그 후로 이어진 짧고도 깊은 유년.그는 페이지를 쓸어내리듯 쓰다듬었다.그 기억만큼은 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하루가 고단하고, 회사에서 인간관계가 숨 막히고,매일이 지친 반복이 될 때마다—문득문득 떠오르던 작은 평화의 섬.“이 기억을, 없앨 수 있다면…”그는 조용히 말했다.“정말로, 아무것도 안 느껴지게 되는 건가요?이 골목, 그날의 햇살, 그 아이의 목소리까지… 다?”주인은 책을 덮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