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파는 가게》 5장. 하나의 시간, 하나의 마음가게를 나서는 순간,세상은 다시 익숙한 회색빛 도시였다.자동차 소음,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회사 건물에 들러붙은 조명들까지.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간 듯 보였다.하지만,그는 더 이상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고,같은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고,같은 회의실에 앉았지만—어딘가 이상했다.정확히는,무언가가 비어 있었다.처음엔 감정의 무뎌짐인가 싶었다.누구를 만나도 조금 멀게 느껴졌고,매일 체크하던 사진첩도, SNS도왠지 모르게 익숙하지 않았다.그리고 며칠 뒤—그는 문득 알게 되었다.그 아이의 이름이기억나지 않았다.어릴 적 골목길에서 처음 만난,함께 웃고 뛰놀던 그 소녀.늘 마음속 어딘가에 살아 있던그 존재가—형체만 남긴 채 흐려져 있었다.사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