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파는 가게》 4장. 돌아온 하루눈을 뜬 순간—세상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햇살은 부드럽고,창문 밖으론 고양이 울음소리와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만 들렸다.휴대폰도, 회사 메신저도, 회의 알림도 없었다.모든 게 멈춰 있었다.아니, 아니었다.모든 게… 돌아가 있었다.그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하지만 이건 지금 그의 방이 아니었다.묘하게 낯익고, 오래된 구조의 작은 방.벽엔 그가 어릴 적 좋아하던 로봇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서랍 속엔 세월이 덮은 색연필과 딱지들이 가지런히 들어 있었다.거울을 보았다.자신은 여전히 지금의 모습이었다.하지만 세상은—1996년의 어느 봄날로 돌아가 있었다.그는 마당으로 나갔다.햇빛이 따뜻하게 뺨을 쓸고 지나갔다.그리운 흙냄새.옆집 아주머니가 부르는 개 짖는 소리.멀리서 들..